한국문학인 2018년 봄호
하이쿠- 17음으로 된 사물시, 관념이 배제되고 禪(고요할 선)의 경지를 노래함.
우리말의 7-5조는 일본 영향이 아니고 한국어듸 특질에서 나온 것이다.
송욱 교수- 한국어로 된 뛰어난 작품은 황진이의 시조 몇 수와 진달래꽃, 님의 침묵 쭌이고, 세계적 여류 서정시인은 황진이, 크리스티나 로세티(영국 1830-1894)이고, 동양에 손꼽히는 작가는 허난설헌,
엘리오트-예술은 속박을 요구하며 형식이 우선한다.
하이데커-사물이 말하게 하라- 객관성과 독창성 중시.
레비 스트로스-시어는 언어를 초월한다- 창의적이고 신선함이 미학의 바탕임.
동짓달 기나 긴 밤을 한 허리 둘헤내여
춘풍 니블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른님 오신 날 밤이어드란 구뷔구뷔 펴리라-----------황진이
상치 쌈/조운(1900년 출생, 1947년 가족과 월북)
쥘 상치 두 손 받쳐 한 입에 우겨 넣다
희뜩 눈이 팔려 우긴 채 내다 보니
흩는 꽃 쫓이던 나비 울 너머로 가더라 ------관념어 없이 순수 우리말 사용
난초/이병기(현대시조의 아버지)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
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 꽃이 벌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다마디 달렸다
본디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
정한 모래 틈에 뿌리를 서려 두고
미진微塵도 가까이 않고 우로雨露 받아 사느니라 ----소박체.
開花/이호우- 현대시조 시작
꽃이 피네 한 잎 한 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아려 눈을 감네 -현대시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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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날 7월 21일- 대한매일신보 1906년 7월 21일 자에 필명 '사동우 대구여사'로 '혈죽가血竹歌'가 게재된 것이 문헌상 나타난 최초의 현대시조임. 일제에 항거하여 1905년 자결한 민영환의 충절을 기린 내용.
그러나 혈죽가는 고시조에 가깝고 현대시조는 1920년 후에 나온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론도 있음.
혈죽가
-대구여사(大邱女史)
협실에 솟은 대는 충정공 혈죽이라
우로를 불식하고 방중에 푸른 뜻은
지금의 위국 충심을 진각세계 하고자
충정의 굳은 절개 피를 맺어 대가되어
누상의 홀로 솟아 만민을 경동키는
인생의 비여 잡쵸키로 독야청청 하리라
충정공 곧은 절개 포은 선생 우히로라
석교에 솟은 대도 선 죽이라 유전커든
하물며 방중에 난 대야 일러 무삼 하리오
*), 대한매일신보1906.7.21 최초의 현대 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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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조-화해, 익숙함, 통합 지향. 사대부들이 유교이념, 계몽, 자연친화
현대시조- 다양하고 섬세한 심미적인 무늬. 율독에 충실하면서 삶을 직관. 정형 안에서 새롭고 다양한 구체성.
시조 형식이 아니면 표현하지 못할 이미지나 해석을 겨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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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調: 노래 가사. 때때로 부르는 노래라는 뜻. 詩調라고 하지 않은 이유는 우리말과 글은은 시를 쓸 자격이 없고 漢詩만 詩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時調의 가치논란: 국민문학파는 시조를 시로 보려했고 KAPF(에스페란토語 Korea Artista Proleta Federatio. 예술을 무기로 하여 조선민족의 계급적 해방을 목적하다가 일제의 탄압으로 1935년 6월 김기진이「카프 해산계」에 서명 · 날인 함으로써 해체)는 유한계급의 유흥 노래여서 국민문학이라 할 수 없다고 하였다.
시조에서 음수율로 운율 효과(한시와 영시의 엄격한 운율과 비교)
고시조는 정형이 아닌데, 노래가사는 음절이 들쭉날쭉해도 창에 무리가 없었고, 시조부흥운동파가 시조를 음절수를 조정하여 정형화하였는데 이들이 최남선, 이병기, 이은상, 정인보, 조운, 이호우, 김상옥, 조남령, 장응두, 오신혜, 이영도 등이다. 한시, 와카和歌, 하이쿠俳句의 율을 잘 아는 이들이 고시조의 각 장을 토막내어 그 토막을 평균하여 음보를 만들어 실험한 뒤 형식을 정하였다.
정형성 때문에 표현에 한계가 있다고 정형을 깨면 자유시인 3행시가 된다. 자유시로는 세계의 많은 자유시와 경쟁하기 어렵다. 정형 안에서 보다 정제하는 노력을 해야 세계 유일의 정형시로 일본의 하이쿠처럼 세계에 두각을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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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운: 리듬을 결정하는 요소 가운데 특정한 위치에서 특정한 소리의 반복을 활용하는 방법을 압운(押韻)이라고 한다. 압운의 방법에는 각운(脚韻 시 행의 끝 자를 같은 소리로 반복, 영어에서는 끝 단어의 특정 위치 액센트에 같은 모음 기호와 자음 기호의 소리), 두운(頭韻 시 행의 첫 자를 동일한 자음으로 반복) 등이 있다. 압운은 주로 서구의 시나 중국의 한시에서 널리 쓰이지만 우리나라의 시에서는 첫음절이나 끝음절의 소리가 시의 리듬을 결정할 만큼 뚜렷한 음상을 유지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이 첫음절이나 끝음절의 소리가 어조라든지 강세를 뚜렷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시의 리듬과는 별로 상관없는 단순한 소리의 반복에 불과하다. 한국의 현대시에서 압운의 방법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 있다.
영시의 경우 각운은 시행의 끝에 마지막으로 악센트가 있는 모음과 자음을 반복적으로 배열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운(韻)을 결정하는 것은 물론 소리이다.
중국의 한시에서도 운을 표시하는 글자를 운자(韻字)라고 하며 시행의 끝에 배열한다.
정형시는 들어서 음악성이 있어야 정형임을 느낄 수 있다.
한시- 5언율시, 7언율시, 5언절구, 7언절구- 제1구의 두 번째 글자에 따라 평기식과 측기식으로 구분함.
평기식-한자의 사성 중 평성을 쓴 시.
측기식- 한자의 사성 중 평성이 아닌 글자(상성, 거성, 입성)를 쓴 시.
율시는 8구로 기승전결은 순서대로 2구식으로 이루어지고, 절구는 4구 기승전결로 이루어짐.
예(두보의 春望, 8구)
國破山河在 VVOOV 조정은 망했어도 산하는 그대로요
城春草木深 OOVV@ 성 안에 봄이 되니 초목은 무성하네
感時花濺淚 OOOVV 시대를 슬퍼하여 꽃도 눈물 흘리고
恨別鳥驚心 VVVO@ 한 맺힌 이별에 나는 새 소리에도 놀라는구나
烽火連三月 VVOOV 봉화불은 석 달이나 계속 오르고
家書抵萬金 OOVV@ 집에서 온 편지는 너무나 소중하여라
白頭搔更短 OOOVV 휜 머리 긁으니 자꾸 짧아져
渾欲不勝簪 VVVO@ 이제는 아무리 애써도 비녀도 못 꼽겠네. 비녀잠
제1구의 두 번째 글자가 破자가 측성(상성, 거성, 입성)이라서 측기식 5언율시, @는 압운
이 시는 안록산의 난이 일어난 뒤 장안에 잡혀 있던 두보가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쓴 시다. 앞에서 든 사령운의 시에 비해 훨씬 평이한 글자들을 사용하고 있고 문장도 훨씬 평이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실제로는 훨씬 치밀하고 정교한 시다. 이 시는 8구 4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승전결(起承轉結)의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대구와 평측의 법칙이 매우 잘 들어맞는 전형적인 근체시다. 이런 시를 5언 율시(律詩)라고 한다.
기는 전란으로 장안은 무너졌지만 봄이 오니 초목이 무성해졌다는 말로 시작하고, 이를 이어받은 승에서는 봄이 오니 피어나는 꽃과 찾아드는 새를 이야기하면서 시절에 대한 감상과 이별의 아픔을 말하고 있다. 전에서는 분위기를 약간 바꾸어 전쟁의 상황과 가족들의 소식을 걱정하는 마음을 보이고, 나라에 대한 근심과 가족에 대한 걱정 때문에 괴로워하는 자신의 심경을 드러내면서 결을 맺고 있다.
이 시는 마지막 연을 제하고는 모두 대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평측이 매우 정교하다. 근체시의 기법을 하나하나 다 설명하기는 어렵고 우선 첫째 연만이라도 좀더 심도 있게 분석하여 중국 시의 맛을 한 번 느껴보도록 하자.
첫째 연은 일단 먼저 10자밖에 되지 않는 짧은 구절 속에 참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 구절이 두 개의 단문이 합쳐진 복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모두 네 개의 문장이 들어 있다. 그만큼 글자 한 자 한 자의 역할이 다 살아 있고 압축된 느낌이 있다. 그리고 첫째 구절과 둘째 구절은 어법이나 의미에서 완벽하게 대구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절묘한 기교로는 평측에서도 대구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글자 하나씩 뜯어보도록 하자.
현재 북경 표준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평측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현대 중국어에는 입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대 발음에 관련된 운서(韻書)를 보지 않으면 평측을 가릴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한자음에는 입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현대 중국어의 성조만 알고 있으면 평측을 쉽게 가릴 수 있다. 만약 중국어도 알고 우리나라 한자음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중국 시를 읽을 때는 평측을 따져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중국 시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國破'는 입성과 4성이기 때문에 모두 측성이다. 그러나 다음 글자인 '山河'는 1성과 2성이므로 모두 평성이다. 그리고 '在'는 4성이므로 측성이다. 아래 연에서 '城春'은 2성과 1성이므로 모두 평성이고 매우 울림이 유장한 소리다. '草木'은 3성과 입성이므로 측성이고, '深'은 1성이므로 평성이다. 평성을 ○으로, 측성을 ●으로 표시해서 첫째 연의 평측을 보자.
國破山河在
●●○○●
城春草木深
○○●●○
이렇게 시각적으로 표시하니 서로 대조를 이루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의 평측은 단순히 서로 대조를 이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의(詩意)와도 잘 어우러지고 있다. '國破'는 뜻도 그렇지만 발음에서도 측성이기 때문에 매우 다급하고 촉박한 느낌을 준다. 다음으로 평성인 '山河'로 분위기를 약간 풀어주고, 다시 측성 '在'로 끝을 맺는다. 첫째 구는 전체적으로 측성이 주조를 이루고 있어 암울한 느낌이다. 둘째 구의 '城春'은 앞 구절의 '國破'와 대조를 이루는 단어다. 일단 뜻에서 강한 대비를 이룬다. 나라는 망가졌지만 그래도 계절의 순환은 어김이 없어 봄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발음에서도 정반대로 평성이다. 게다가 이 발음들은 비음이 있기 때문에 더욱 유장하게 들린다. 다음에는 다시 측성인 '草木'을 배열하고 마지막으로 평성이자 비음이 있는 '深'을 써서 깊고 유장한 느낌을 이어간다. 전란으로 망가진 장안의 황폐함과 세상사와는 무관한 자연의 유장함이 평측의 효과로 인해 더욱 강하게 대비되고 있다. 글자 한 자 한 자에 실로 심오한 공력이 깃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두보는 흔히 시성(詩聖)이라고 일컬어진다. 그의 시 속에 우국충정과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 등 유교적 윤리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글자 한 자 한 자에 심혈을 기울이는 성실한 태도가 유교적 성인에 가깝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예(Byron의 My Soul Is Dark)
My soul/ is dark/ – Oh! quick/ly string/
The harp/ I yet/ can brook/ to hear;/
And let/ thy gen/tle fin/gers fling/
Its mel/ting mur/murs o’er/ mine ear./
If in this heart a hope be dear,
That sound shall charm it forth again:
If in these eyes there lurk a tear,
‘Twill flow, and cease to burn my brain.
But bid the strain be wild and deep,
Nor let thy notes of joy be first:
I tell thee, minstrel, I must weep,
Or else this heavy heart will burst;
For it hath been by sorrow nursed,
And ached in sleepless silence, long;
And now ’tis doomed to know the worst,
And break at once – or yield to song.
/은 음보 표시. 이시는 정형시로 한 행에 약강이 네 번 있는 약강 4음보 시이다. 영시에서 약강, 강약, 약약강, 강약약, 약강약, 강약강 등으로 엮어 음보를 이룬다.
예(한국어)
말을 해라
말을 탄다
눈이 온다
눈이 아프다
말과 눈이 두 번 나오는데 경상도 말에서는 고저로 두 단어 구별이 되어 음악성인 운율이 있지만 다른 지방에는 곤란하다. 우리말은 강약 장단 고저로는 운율을 정하지 못하므로 일정한 음수율로(3,4조) 음보를 만들었다.
한 음보의 율독 시간은 음수 관계없이 같다. 음보 간에 음수 차이가 많아 각 음보의 율독 시간이 다르면 정형시라 할 수 없다. 정형시는 율독한 소리가 정형화되어야 하고 들을 때 쉽게 詩意를 알아야 한다. 구는 구만으로 의미를 가져야 하고 장은 한 문장을 끝내야 한다.(임종찬. 월간문학 2016년 12월호)
예(이상한 시조)
작은 방
창 너머엔
매미 우는 환한 푸름
그 풍경 머리 두고
너는 꿈꾸는 창이
詩일까
행복한 소나기
잠시 흥건하다. -김일연 '낮잠' 전문
*'너는 꿈꾸는 창이 詩일까'가 한 문장인데 억지로 끊어다 종장에 붙임.
바다가 보이는 마당에서 어머니는
햇살을 버무려 독 안에 담으신다.
맵고 짠 소망 한 동이 채워놓고 다독이신다.--이수윤 '겨울바다' 일부
*중장의 주어 '어머니는'을 초장에 어거지로 붙여놓음.
잎사귀는 끊임없이 떨어져 내렸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떨어져 내렸다
참거나 참지 못하거나 떨어져 내렸다 --이정환 '십일월' 전문
*종장이 詩意를 마무리하는 구실을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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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는 향가의 3장형을 우리말 율격으로 바꾼 時歌로 처음에는 短歌로 불렸다.
처음에는 단시조였다가 15-16세기에 사림파를 중심으로 연시조가 생겼고, 임란 후 17-18세기에는상업화가 시작되면서 유흥성격을 띄고 유랑연예집단이 상업적 연행활동을 시작하였고 읊조리던 단가가 창법으로 부르는 음악이 되어 시조로 불렀렸다. 풍자와 해학을 담은 사설시조가 인기를 끌었는데 활자매체가 대중화되자 읊거나 부르던 형태에서 읽는 기록물로 변했는데 현대시조의 효시로 보는 혈죽가도 정형화된 것은 아니다. 출판물이 되면서 음악 장르인 시조창과 문학 장르인 시조문학으로 되어 서구의 자유시와 맞서게 되었다.
침체기에 있던 시조가 최남선이 부흥운동을 일으키고 이병기가 음악이 아닌 문학으로서의 3장 12음보로 하되 종장 첫 음보는 3음절, 종장 둘째 음보는 5음절 이상으로 하는 틀을 잡았으나 읽는 시조가 되니 운율과 가락을 소홀히 하는 추세가 되었다. 시대성에 따라 변화를 하더라도 시조성을 잃으면 자유시가 되고 시조는 사라진다.
1930년대부터 본격화된 초기에는 정형율을 자수율 중심이었는데,뜻글자인 중국이나 뜻글자가 기본인 하이쿠와는 소리글자인 우리말과는 정형의 기반이 다르기 때문에 자수율에 기반한 음보율 정형으로 정하게 되었다.
음보율에서 중요한 것은 음보 간 긴장 구조이다. 옛시조에서는 느슨하게 운용하였으나 현대시조에서는 초장과 중장의 구에서는 前短(3) 後長(4)의 안정적 흐름으로 율격적인 개방성과 시상의 연속을 이룬다(3,4,3,4). 종장 앞 구에서는 3/5음절로 갑자기 흐름을 차단하여 호흡을 비대칭적으로 긴장시켰다가 뒷구에서 풀어주되 前長(4) 後短(3)으로 되감아 완결한다.(3,5,4,3)
자수율과 음보(마디 개념)율로 정한 외적율격만으로는 만족한 정형 설명이 안 되고, 3장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내적율격인 의미율(반전과 함축)이 조화되어야 좋은 시조가 된다. 글자 수만 맞추고 종장의 전환이 없다면 자유시인 3행시이다. 또한 애송성과 애창성이 있는 시이므로 이미저리로 조화를 이루어야지 난해한 시어를 쓰면 안 된다. 시조의 형식미학은 정형성(3장), 유연성(팽팽하면서도 유연한 초장 중장의 4음보 율격), 세련성(종장의 감동적인 전환성)을 살려서 글자 수에 갇히지 말고 운율과 가락을 지켜야 한다.
절제된 언어, 간명한 이미지, 함축적 진술이 요체이므로 단시조가 바람직하다. 스마트폰 세대는 읽는데 1분 이상 소요되거나 5행 이상은 외면한다.
시조 부흥운동-가람, 노산
시조는 형식미학- 정형이 구속이 아니고 작가를 다듬는 기구이다. 형식을 탓하지말고 내재율을 이용하여 완결미학의 결정체로 만들 것. 장과 장이 구분되지 않거나 이미지가 뒤엉켜 의미를 놓치거나 음보를 어겨 자유시 모양을 하지 말 것. 현대인은 장황한 것을 싫어하니 짧고 정결한 시조 본 모양을 지킬 것.
정격正格과 파격破格
정격시조-3장 6구 12소절(음보) 45자(음절)-章數, 句數, 節數, 字數
12소절-3,4나 4,4조 율격이 우리 호흡에 맞다.
파격시조-3장 6구 12소절이 아닌 시조(우리 호흡에 맞지 않는 음보를 가진 시조). 이것은 시조가 아니고 자유시이다. 한 장 4음보를 5-6음보로 늘이거나 정형을 파괴해서 3행을 만든 것은 자유시일 뿐 시조가 아니다.
시조의 종류
혼합시조
중시조
장시조
절장시조(홑시조, 단장시조라고도 함)- 1960년대에 진주 이명길이 절장시조라고 함. 시조의 종장 3-5-4-3 15자 내외로 완성. 첫 구 3자는 꼭 지키고, 둘째 구 5자는 몇 자 늘어나도 되고 마지막 두 구는 한두자 가감이 가능하다. 한복이 사람의 치수에 맞추지만 입는 데에는 다소 줄거나 늘어나도 되는 것과 같다. 현재 세대는 긴 것을 피하는 사이버 세대이다.
-짧은 시/ 한 행의 길이로/ 깊은 뜻 여운은 길어라.-
-그 누가/ 희망이 없다고 하나/ 풀꽃보다 더 많단다.-
양장시조
4장시조
혼합시조
단장시조- 3-4-3-4, 3-4-3-4, 3-5-4-3 ---3장 6구
양장시조, 3장시조
홑시조
사설시조 정의도 여러 가지
김사엽(조선시대의 가요 연구)-초중장 모두 제한 없이 길고 종장도 어느 정도 길어진 것.
김기동(국문학 개론)-초중종장이 정형에서 음수율의 제한을 받지 않고 길게 지어진 작품.
서원섭(시조문학연구)-초장, 종장은 대체로 엇시조 중장의 자수와 일치하고, 중장은 자수 제한없이 길어진 것.
시조의 율독 단위- 시조인과 일반인과는 다르고, 시조인 간에도 다를 수가 있다.
시조의 변주와 변용- 시적 긴장감, 표현의 참신성, 명징한 이미지
한 장을 몇 음보로 볼 것인가- 3-4, 3-4를 4음보로 볼 것인가, 2음보로 볼 것인가
우리말의 음절 수는 율격적 자질이 아니라 어형론적 자질이며, 율적 특질이 순수하게 음수율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등장성에 근거한 음보율에 의하여 형성되므로 음보의 길이를 조정할 필요도 있다.
강경주의 파격 시조
쳐라, 가혹한 매여 무지개가 보일 때까지
나는 꼿꼿이 서서 너를 증언하리니
무수한 고통을 건너
피어나는 접시꽃 하나 ------------------------
3장 6구 12음보가 정격인데 위의 시조는 8음보 또는 6음보로 하여야 맛이 난다. 음보는 박자 개념이 있고, 시대에 따라 박자도 변하여 지금은 랩이 범람한다. 형식미에만 머물 겨를이 없다.
위 시조는 팽이의 속성을 시적 장치 없이 표현하여 시적 승화는 이루지 못했다. 이유는 종장의 가락의 묘미와 감각을 살리려면상징이나 이미지 등으로 시적 승화를 할 수 없었다.
초장에서도 음수율을 맞추려고 '때려라 가혹한 매'로 하면 유치한 느낌이 난다.
종장에서도 음수율을 맞추어 '접시꽃'으로 하면 팽이라는 구속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접시꽃 하나'로 하여 팽이의 구속성을 벗어나는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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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이중 노출을 통한 시정의 다의성/서태수-문학도시 2018년 9월호
좋은 시 3요소-형상적 이미지. 압축된 구성. 효과적 운율. 시인의 생각(대상 인식)이 이미지와 운율로 형상화한다. 자유시와는 다르게 시조는 특정 율격과 3장 압축 구조이다.
비유에서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동일성이 희박할 수록 이미지가 살아난다.
이질적인 두 사물에서 차이성은 병치은유로 유사성은 치환은유로 나타내고 이들이 주제와 관련되도록 통합하여 이중노출(double expous)에 성공해야 한다. 통합과정에 용명(F.I), 용암(F.O),Overlap이 효과적이다.
치환은유는 동일성 원리로 의미를 암시하는 부분적 운용이고(한 사건에 하나의 사물만으로 이중노출), 병치은유는 비동일성으로 존재를 창조하는 전체적 운용이다(작품전체의다양한 사물이 퍼즐처럼 얽혀다중노출). 병치은유가 표층으로는 비동일성이지만 심층으로는 동일성이다.
비유가 의미망과 통사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멋을 부리거나 억지 짜맞추기로 의미망이 깨지면 상징이나 다의성 효과는 없어지고 난삽한 글로 무의미 시나 암호가 되어 독자로부터 버림받는다, 난해한 시일수록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한다(난해 시 이상의 오감도는 논리적이라 누구나 이해를 한다.).
바람이 사람 같다/이광
신명은 어찌 못해 산에 들에 죄다 풀고/부아가 치밀 때면 회오리로 들이민다/사람이 그리운 날에는 애먼 창만 두드린다//때로는 갈 데 없는 떠돌이로 터벅댄다/너 떠나 텅 빈 길을 구르는 가랑잎이/바람의 발꿈치인 양 닥 서고 닥 선다
***직유(바람이 사람 같다) 표층은 바람의 속성인데 바람의 속성으로 사람의 속성을 치환하였다. 비동일성인 사람과 바람을 병치은유로 하여 심층적은 동일성(주춤거리며 떠 도는 상황)을 치환은유로 나타냈다.
갈대촌/이광
없이도 살 만한가 찾다 보니 막다른 곳/큰물 지던 강기슭에 일가를 이룬 갈대/한 이웃 부들하고는 너나없이 지낸다//떠돌던 실바람도 겨울 나러 찾는 수풀/갈대는 이삭으로 햇살 족족 쓸어모아/바람이 한철 날 양식 머리 이고 맞는다//강물은 숨 고르며 늘 바다로 가고 있고/뻘밭에 발이 묶여 벗어날 길 없는데/무시로 제 몸을 저어 서로서로 도닥인다
****강변의 구체적 이미지와 은유로 다의성을 확보하면서도 詩意 파악이 쉽다. 비동일성인 갈대와 부들 등을 병치하였으나 표층의미망인 갈대나 부들은 심층으로는 가난한 사람을 대유한 치환은유이다. 첫 연에 주제를 드러냈으나 제3연에서 반복하는 양괄식(수미쌍관雙關적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