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분류(分類)
1. 시의 다양한 분류
시의 갈래는 관점과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형식에 따라 정형시, 자유시, 산문시. 내용에 따라 서정시, 서사시, 극시. 효용성 여부에 따라 순수시, 목적시. 시적 경향에 따라 주정시, 주지시. 문예 사조에 따라 낭만시, 상징시, 초현실시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1) 순수시(純粹詩)와 목적시(目的詩)
효용성을 기준으로 순수시와 목적시로 나누어진다.
순수시는 목적성을 배제하고 시의 예술성을 추구하는 시로서 유미주의 또는 예술지상주의적 경향의 시를 말하며, 목적시는 일정한 이데올로기를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예술성보다는 사상성을 중시한다. 1930년대의 시문학파의 시가 순수시에 속하며, 1920년대 중반의 신경향파의 시가 목적시의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2) 주정시(主情詩)와 주지시(主知詩)
주정시는 개인적 정감과 주관적 정서가 중시되는 시로서 좁은 의미의 서정시라 볼 수 있고, 주지시는 감정보다는 지성을 중시하며 객관적 상관물에 의한 표현으로 인간의 감각에 호소하는 경향을 띠는 시이다. 주정시는 1920년대 백조파의 낭만시로 대표되고, 주지시는 1930년대 후반의 모더니즘 시와 1960년대 후기 모더니즘 시로 대표된다.
(3) 낭만시, 상징시, 초현실주의시
낭만시는 낭만주의적 경향을 보인 시로서 전통에 대한 반발, 인간의 개성 중시, 자기 혁신의 자세, 현실의 질곡(桎梏)으로부터의 해방을 내용으로 하는 시인데 1920년대 백조파의 시가 대표적이다.
상징시는 상징주의 경향의 시로서 상징을 통하여 관념 세계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프랑스 상징파 시인들에 의해 제창되어 현대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의미보다 음악성을 추구하고 시의 암시성과 모호성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초현실주의(쉬르리얼리즘, Surrealism) 경향의 시는 소설에서 사용했던 '의식의 흐름', '내적 독백' 등의 기법을 시에 적용한 '자동 기술법'에 의해 형상화된 시로서 인간의 무의식에서 떠오르는 비논리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기술한 언어의 집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유의 시에서는 의미 맥락보다는 이미지가 그려 내는 분위기가 문제가 된다.
2. 형식상의 분류
(1) 정형시(定型試)
정형시라 함은 일반적으로 시의 구조나 시구, 또는 리듬에 일정한 형식적 제약을 받는 시를 말한다. 한시(漢詩)의 경우 평측법과 압운법이라는 운율적 제한과 오언 절구, 칠언 율시 등의 형식적 제약을 받는데, 이것이 정형시의 전통적 모습이다. 한시처럼 엄격하지는 않아도 우리 나라에서는 시조가 이에 속하는데, 3장 6구의 형식과 3·4조의 음수율, 4음보의 율격이라는 정형률을 지니고 있다.
(2) 자유시(自由詩)
자유시는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대부분의 현대시의 형태를 말한다.
불을 문
한 가치 성냥에
치마끈 푸는
거푸거푸
치마끈 풀어 던지는
이
단풍(丹楓)숲.
- 김남조, '빛과 고요'에서
이 시에서 보듯이 자유시는 정형시가 지니는 운율적, 형식적 제약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표현의 시를 말한다.
(3) 산문시(散文詩)
산문시란 용어는 1869년 '파리의 우울(Le Spleen de Paris)'이란 시집에서 보들레르(C.P.Baudelaire)가 제일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그는 이 시집 서문에서 '리듬이나 운(韻)이 없어도 마음속의 서정의 움직임이나 몽상(夢想)의 물결, 의식의 비약에 순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강직하며 시적인 산문'이 산문시라고 밝히고 있다.
산문시는 말 그대로 산문으로 표현한 시를 가리킨다. 즉, 시적인 내용을 산문적 형식으로 표현한 시이다. 따라서,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운율이 없다고 할지라도 형태상의 압축과 응결이 필요하고, 시 정신의 결정(結晶)이 요구된다.
3. 내용상의 분류
(1) 서정시(抒情詩)
서정시는 시인 자신의 주관적인 체험, 특히 심리적 미의식과 결부된 감정의 앙양 상태를 표백(表白)한 시이다.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山)새처럼 날아 갔구나!
- 정지용, '유리창 1에서'(『조선지광』 89호, 1930.1)
이 시는 어린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시인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정서가 차가운 이미지인 유리를 통해 절제된 상태로 표현되었다. 이렇듯 서정시는 시인의 모든 체험의 소재가 자아에 흡수되어 주관화되며, 이것이 풍요롭고 다양한 정서로 표출된다. 그리고 자아의 내면에 집중된 체험은 현재화되어 표현된다. 따라서, 서정시는 주관성과 현재성을 본질적 특성으로 하는 시이다.
(2) 서사시(敍事詩)
서사시는 한 사람의 이야기꾼이 등장하여 일정한 사건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시이다. 서사시는 객관성과 설화성을 특징으로 하는 시라 볼 수 있다. 고대의 서사시는 신, 영웅 등 초인적 주인공의 행위를 중심으로 민족 집단의 운명적 사건을 장중하고 웅대하게 노래하던 것이었으나 후대에 오면서 객관적 사건을 서술한 장시이면 이를 서사시로 부른다.
일천구백삼십 년
지각(地殼)이 얼기 시작하던 첫날,
내 집에 오는 길 전차(電車)에서 나는
매우 침착한 소녀를 만났어라.
초승달 같은 그의 두 눈썹은
가장 아름다워 그린 듯하고
포도주(葡萄酒) 빛 같은 그의 입술은
달콤하게도 붉었었다.
그러나 도람직하고 귀여운 그 얼굴에는
맞지 않는 근심 빛이 떠돌아 있고
웬 셈인지 힘을 잃고 떠보는 두 눈가에는
도홍색(桃紅色)의 어린 빛이 떠돌아라.
- 유엽, '소녀의 죽음'에서
이 시의 줄거리는 시인이 신문에 실린 임신한 여인의 자살 기사를 읽고 충격을 받아 그것을 전차 안에서 만난 소녀와 결부시켜 온갖 생각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영웅이나 초인적인 인물이 아니라 한 평범한 소시민으로 되어 있어 고대의 서사시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3) 극시(劇詩)
극시는 극의 형식을 따오거나 극적인 수법을 사용하여 표현한 시라 볼 수 있다. 희곡에서의 대사가 시적 언어로 이루어진 것이 극시이다. 따라서, 극시는 극적인 내용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객관성을 지니지만, 그것을 시적 언어로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주관성을 지닌다
1. 시의 다양한 분류
시의 갈래는 관점과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형식에 따라 정형시, 자유시, 산문시. 내용에 따라 서정시, 서사시, 극시. 효용성 여부에 따라 순수시, 목적시. 시적 경향에 따라 주정시, 주지시. 문예 사조에 따라 낭만시, 상징시, 초현실시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1) 순수시(純粹詩)와 목적시(目的詩)
효용성을 기준으로 순수시와 목적시로 나누어진다.
순수시는 목적성을 배제하고 시의 예술성을 추구하는 시로서 유미주의 또는 예술지상주의적 경향의 시를 말하며, 목적시는 일정한 이데올로기를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예술성보다는 사상성을 중시한다. 1930년대의 시문학파의 시가 순수시에 속하며, 1920년대 중반의 신경향파의 시가 목적시의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2) 주정시(主情詩)와 주지시(主知詩)
주정시는 개인적 정감과 주관적 정서가 중시되는 시로서 좁은 의미의 서정시라 볼 수 있고, 주지시는 감정보다는 지성을 중시하며 객관적 상관물에 의한 표현으로 인간의 감각에 호소하는 경향을 띠는 시이다. 주정시는 1920년대 백조파의 낭만시로 대표되고, 주지시는 1930년대 후반의 모더니즘 시와 1960년대 후기 모더니즘 시로 대표된다.
(3) 낭만시, 상징시, 초현실주의시
낭만시는 낭만주의적 경향을 보인 시로서 전통에 대한 반발, 인간의 개성 중시, 자기 혁신의 자세, 현실의 질곡(桎梏)으로부터의 해방을 내용으로 하는 시인데 1920년대 백조파의 시가 대표적이다.
상징시는 상징주의 경향의 시로서 상징을 통하여 관념 세계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프랑스 상징파 시인들에 의해 제창되어 현대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의미보다 음악성을 추구하고 시의 암시성과 모호성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초현실주의(쉬르리얼리즘, Surrealism) 경향의 시는 소설에서 사용했던 '의식의 흐름', '내적 독백' 등의 기법을 시에 적용한 '자동 기술법'에 의해 형상화된 시로서 인간의 무의식에서 떠오르는 비논리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기술한 언어의 집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유의 시에서는 의미 맥락보다는 이미지가 그려 내는 분위기가 문제가 된다.
2. 형식상의 분류
(1) 정형시(定型試)
정형시라 함은 일반적으로 시의 구조나 시구, 또는 리듬에 일정한 형식적 제약을 받는 시를 말한다. 한시(漢詩)의 경우 평측법과 압운법이라는 운율적 제한과 오언 절구, 칠언 율시 등의 형식적 제약을 받는데, 이것이 정형시의 전통적 모습이다. 한시처럼 엄격하지는 않아도 우리 나라에서는 시조가 이에 속하는데, 3장 6구의 형식과 3·4조의 음수율, 4음보의 율격이라는 정형률을 지니고 있다.
(2) 자유시(自由詩)
자유시는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대부분의 현대시의 형태를 말한다.
불을 문
한 가치 성냥에
치마끈 푸는
거푸거푸
치마끈 풀어 던지는
이
단풍(丹楓)숲.
- 김남조, '빛과 고요'에서
이 시에서 보듯이 자유시는 정형시가 지니는 운율적, 형식적 제약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표현의 시를 말한다.
(3) 산문시(散文詩)
산문시란 용어는 1869년 '파리의 우울(Le Spleen de Paris)'이란 시집에서 보들레르(C.P.Baudelaire)가 제일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그는 이 시집 서문에서 '리듬이나 운(韻)이 없어도 마음속의 서정의 움직임이나 몽상(夢想)의 물결, 의식의 비약에 순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강직하며 시적인 산문'이 산문시라고 밝히고 있다.
산문시는 말 그대로 산문으로 표현한 시를 가리킨다. 즉, 시적인 내용을 산문적 형식으로 표현한 시이다. 따라서,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운율이 없다고 할지라도 형태상의 압축과 응결이 필요하고, 시 정신의 결정(結晶)이 요구된다.
3. 내용상의 분류
(1) 서정시(抒情詩)
서정시는 시인 자신의 주관적인 체험, 특히 심리적 미의식과 결부된 감정의 앙양 상태를 표백(表白)한 시이다.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山)새처럼 날아 갔구나!
- 정지용, '유리창 1에서'(『조선지광』 89호, 1930.1)
이 시는 어린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시인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정서가 차가운 이미지인 유리를 통해 절제된 상태로 표현되었다. 이렇듯 서정시는 시인의 모든 체험의 소재가 자아에 흡수되어 주관화되며, 이것이 풍요롭고 다양한 정서로 표출된다. 그리고 자아의 내면에 집중된 체험은 현재화되어 표현된다. 따라서, 서정시는 주관성과 현재성을 본질적 특성으로 하는 시이다.
(2) 서사시(敍事詩)
서사시는 한 사람의 이야기꾼이 등장하여 일정한 사건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시이다. 서사시는 객관성과 설화성을 특징으로 하는 시라 볼 수 있다. 고대의 서사시는 신, 영웅 등 초인적 주인공의 행위를 중심으로 민족 집단의 운명적 사건을 장중하고 웅대하게 노래하던 것이었으나 후대에 오면서 객관적 사건을 서술한 장시이면 이를 서사시로 부른다.
일천구백삼십 년
지각(地殼)이 얼기 시작하던 첫날,
내 집에 오는 길 전차(電車)에서 나는
매우 침착한 소녀를 만났어라.
초승달 같은 그의 두 눈썹은
가장 아름다워 그린 듯하고
포도주(葡萄酒) 빛 같은 그의 입술은
달콤하게도 붉었었다.
그러나 도람직하고 귀여운 그 얼굴에는
맞지 않는 근심 빛이 떠돌아 있고
웬 셈인지 힘을 잃고 떠보는 두 눈가에는
도홍색(桃紅色)의 어린 빛이 떠돌아라.
- 유엽, '소녀의 죽음'에서
이 시의 줄거리는 시인이 신문에 실린 임신한 여인의 자살 기사를 읽고 충격을 받아 그것을 전차 안에서 만난 소녀와 결부시켜 온갖 생각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영웅이나 초인적인 인물이 아니라 한 평범한 소시민으로 되어 있어 고대의 서사시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3) 극시(劇詩)
극시는 극의 형식을 따오거나 극적인 수법을 사용하여 표현한 시라 볼 수 있다. 희곡에서의 대사가 시적 언어로 이루어진 것이 극시이다. 따라서, 극시는 극적인 내용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객관성을 지니지만, 그것을 시적 언어로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주관성을 지닌다
출처 : 너에게로 가는카페
글쓴이 : 인간문화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