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推敲), 퇴고(推敲)를
<5>
<전문 생략>
풋풋한 기력으로 살아 튀는 아침 바당
고기비늘 황금 알갱이 노역의 등짐 한 짐 부려놓고
이어도,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 이어…
퉁방울눈 돌하루방 눈빛 저리 삼삼하고
꽃 멀미 질퍽한 그곳, 그 가멸진 유채꽃 한나절.
바람 불면 바람소리 속에, 바당 울면 바당 울음 속에
웅웅웅 신음 같은, 한숨 같은 노랫가락 이어도 이어도 사나
아련히 바닷바람에 실려 오고 실려 가고.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다금바리 오분재기
상한 그물 손질하며
급한 물길 물질하며
캄캄한 침묵의 수렁,
산호초 덤불 숲을 넘어.
자갈밭 그물코 새로 그 옛날 바닷바람 솨솨 지나가네.
천리 남쪽 바당밖에 꿈처럼 생시처럼 허옇게 솟은 피안의 섬, 제주 어부 입에서 입으로 굴려 내려온 오랜 세월 전설의 섬, 가본 사람 아무도 없이 눈에 밟히는 수수께끼 섬, 고된 이승의 생이 끝난 후면 거기 가서 저승 복락 누리는 구원의 섬, 한번 보면 이내 거기 가서 돌아 오지 않는, 영영 다시 이승으로 돌아 오지 않는 동경의 섬이어라.
이어도,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 이어…
밀물 들면 수면 아래 뉘엿이 가라앉고
썰물 때면 건듯 솟아 푸른 허우대 드러내는
방어빛 파도 헤치며 두둥실 뜨는 섬이어라.
마른 낙엽 몰고 가는 마파람 쌀쌀한 그해 겨울
모슬포 바위 벼랑 울타리 없는 서역 천축 머나 먼 길 아기작 걸음 비비닥질 수라의 바당 헤쳐 갈 때 꿈결에 떠오른 이어도, 수평선 훌쩍 건너 우화등선 넘어가버리고
섬억새 산등성이를 하얗게 하얗게 물들였네.
*이어도 사나 = 제주 민요의 한 구절.
바당 = 바다의 제주도 말.
<6>
<전문 생략>
등지느러미 나풀대는, 기력 풋풋한 아침 바당
고기비늘 황금 알갱이 노역의 등짐 한 짐 부려놓고
이어도,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 이어…
퉁방울눈 돌하루방 눈빛 저리 삼삼하고
꽃멀미 질퍽한 그곳, 그 가멸진 유채꽃 한나절.
바람 불면 바람소리 속에, 바당 울면 바당 울음 속에
웅웅웅 신음 같은, 한숨 같은 노랫가락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아련히 바닷바람에 실려 오고 실려 가고.
다금바리 오분재기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상한 그물 손질하며
급한 물길 물질하며
산호초 꽃덤불 넘어,
캄캄한 침묵 수렁을 넘어.
자갈밭 그물코 새로 그 옛날 바닷바람 솨솨 지나가네.
천리 남쪽 바당밖에 꿈처럼 생시처럼 허옇게 솟은 피안의 섬, 제주 어부 입에서 입으로 굴려온 오랜 세월 전설의 섬, 가본 사람 아무도 없이 눈에 밟히는 수수께끼 섬, 고된 이승 생이 끝난 후면 거기 가서 저승 복락 누리는 구원의 섬, 한번 보면 이내 거기 가서 돌아 오지 않는, 영영 다시 이승으로 돌아 오지 않는 동경의 섬이어라.
이어도,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 이어…
밀물 들면 수면 아래 뉘엿이 가라앉고
썰물 때면 건듯 솟아 푸른 허우대 드러내는
방어빛 파도 헤치며 두둥실 뜨는 섬이어라.
마른 낙엽 몰고 가는 마파람 쌀쌀한 그해 겨울
모슬포 바위 벼랑 울타리 없는 서역 천축 머나 먼 길 아기작 걸음 비비닥질 수라의 바당 헤쳐 갈 때 물이랑 뒤척이며 꿈결에 떠오른 이어도 이어도, 수평선 훌쩍 건너 우화등선 넘어가버리고
섬억새 산등성이를 하얗게 하얗게 물들였네.
*이어도 사나 = 제주 민요의 한 구절.
바당 = 바다의 제주도 말.
<7>
- 긴긴 세월 동안 섬은 늘 거기 있어 왔다. 그러나 섬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섬을 본 사람은 모두 섬으로 가 버렸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다시 섬을 떠나 돌아온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
- 이청준 소설 ‘이어도'에서
지느러미 나풀거리는, 기력 풋풋한 아침 바당
고기비늘 황금 알갱이 노역의 등짐 부려놓고
이어도,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 이어…
퉁방울눈 돌하루방 눈빛 저리 삼삼하고
꽃멀미 질퍽한 그곳, 가멸진 유채꽃 한나절.
바람 불면 바람소리 속에, 바당 울면 바당 울음 속에
웅웅웅 신음 같은, 한숨 같은 노랫가락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아련히 바닷바람에 실려 오고 실려 가고.
다금바리 오분재기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상한 그물 손질하며
급한 물길 물질하며
산호초 꽃덤불 넘어,
캄캄한 침묵 수렁을 넘어.
자갈밭 그물코 새로 그 옛날 바닷바람 솨솨 지나가네.
천리 남쪽 바당밖에 꿈처럼 생시처럼 허옇게 솟은 피안의 섬, 제주 어부 노래로 노래로 굴려온 세월 전설의 섬, 가본 사람 아무도 없이 눈에 밟히는 수수께끼 섬, 고된 이승 접고 나면 저승 복락 누리는 섬, 한번 보면 이내 가서 오지 않는, 영영 다시 오지 않는 섬이어라.
이어도,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 이어…
밀물 들면 수면 아래 뉘엿이 가라앉고
썰물 때면 건듯 솟아 푸른 허우대 드러내는
방어빛 파도 헤치며 두둥실 뜨는 섬이어라.
마른 낙엽 몰고 가는 마파람 쌀쌀한 그해 겨울
모슬포 바위 벼랑 울타리 없는 서역 천축 머나 먼 길 아기작 걸음 비비닥질 수라의 바 당 헤쳐 갈 때 물이랑 뒤척이며 꿈결에 떠오른 이어도 이어도, 수평선 훌쩍 건너 우화등선 넘어가버리고
섬억새 굽은 산등성이 하얗게 물들였네.
*이어도 사나 = 제주 민요의 한 구절.
바당 = 바다의 제주도 말.
- 윤금초의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를 ‘문학사상’에 발표할 때 이런 시작(詩作) 노트를 쓴 적이 있다.
'나는, 오늘의 시조문학은 ‘윤회’만 있지 ‘변화’는 없다는 표현을 한 적이 있다. 외중내졸(外重內拙). 밖을 중시하면 속이 쪼잔해진다. 형식에 치중하면 내용이 치졸해진다는 말이다.
사설시조를 기피하는 몇몇 인사의 사설시조 부정론이 거센 줄 알고 있다. 내가 외면하니까 너도 하면 안 된다? 이만저만한 논리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시조 형태 가운데 사설시조 엇시조가 엄존해 왔음에도 굳이 평시조만을 고집하는 것은 사설시조 부정론자의 아킬레스건을 호도하기 위한 비겁한 술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표현의 다양성을 짓누르는 것은 가치 중립의 사고방식이라고 볼 수 없다. 예술의 가장 큰 적인 도식성을 멋지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윤회'가 아닌 ’변화'를 꿈꾸는 일이다. ‘이어도 사나…'는 이른바 옴니버스시조다. 시조의 각종 형식미학을 두루 아우르면서 서사구조를 갖추는 등 ’윤회'가 아닌 ‘변화'를 모색한 것이다.'
사실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는 보기 드물게 형식실험을 모색한 작품이다. 하나의 소재 및 주제를 가지고 평시조+양장시조(2장시조)+엇시조+평시조+사설시조+평시조+사설시조 등 일곱 수로 마무리한 혼작(混作) 연형시조(連形時調)다.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의 <1>과 <7>, <2>와 <6>, <3>과 <5>… 등 글의 변천 과정(퇴고 과정)을 면밀하게 분석해 보라. <1>과 <7> 사이에는 엄청난 변화와 수정·가필이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어도 사나…’의 일곱 번에 걸친 변천 과정을 순서대로 열거했지만, 여기에 나타나 있지 않은 수정작업과 퇴고작업이 무수히 뒤따랐다는 점을 밝혀 두고 싶다. 대장간에서 다루는 쇠붙이만 담금질을 거듭하고 연찬(硏鑽)을 거듭하면 시우쇠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문학도 마찮가지다. 얼마만큼 끈기를 가지고 연찬작업을 거듭했느냐에 따라 그 작품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박목월(朴木月) 선생은 일단 탈고한 시 작품을 원고지에 정서(淨書)한 다음, 한 자 한 자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그 시어(詩語)의 생사 존망(生死 存亡) 문제를 따졌다는 것이다. 이 시어가 여기에 꼭 필요한 것인지, 이 조사(助詞)가 여기에 꼭 있어야 하는지 일일이 따졌고, 필요 없는 군더더기나 조사(토씨)는 가차없이, 그리고 잔인하게 솎아내고 잘라냈다는 것이다.
<5>
<전문 생략>
풋풋한 기력으로 살아 튀는 아침 바당
고기비늘 황금 알갱이 노역의 등짐 한 짐 부려놓고
이어도,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 이어…
퉁방울눈 돌하루방 눈빛 저리 삼삼하고
꽃 멀미 질퍽한 그곳, 그 가멸진 유채꽃 한나절.
바람 불면 바람소리 속에, 바당 울면 바당 울음 속에
웅웅웅 신음 같은, 한숨 같은 노랫가락 이어도 이어도 사나
아련히 바닷바람에 실려 오고 실려 가고.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다금바리 오분재기
상한 그물 손질하며
급한 물길 물질하며
캄캄한 침묵의 수렁,
산호초 덤불 숲을 넘어.
자갈밭 그물코 새로 그 옛날 바닷바람 솨솨 지나가네.
천리 남쪽 바당밖에 꿈처럼 생시처럼 허옇게 솟은 피안의 섬, 제주 어부 입에서 입으로 굴려 내려온 오랜 세월 전설의 섬, 가본 사람 아무도 없이 눈에 밟히는 수수께끼 섬, 고된 이승의 생이 끝난 후면 거기 가서 저승 복락 누리는 구원의 섬, 한번 보면 이내 거기 가서 돌아 오지 않는, 영영 다시 이승으로 돌아 오지 않는 동경의 섬이어라.
이어도,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 이어…
밀물 들면 수면 아래 뉘엿이 가라앉고
썰물 때면 건듯 솟아 푸른 허우대 드러내는
방어빛 파도 헤치며 두둥실 뜨는 섬이어라.
마른 낙엽 몰고 가는 마파람 쌀쌀한 그해 겨울
모슬포 바위 벼랑 울타리 없는 서역 천축 머나 먼 길 아기작 걸음 비비닥질 수라의 바당 헤쳐 갈 때 꿈결에 떠오른 이어도, 수평선 훌쩍 건너 우화등선 넘어가버리고
섬억새 산등성이를 하얗게 하얗게 물들였네.
*이어도 사나 = 제주 민요의 한 구절.
바당 = 바다의 제주도 말.
<6>
<전문 생략>
등지느러미 나풀대는, 기력 풋풋한 아침 바당
고기비늘 황금 알갱이 노역의 등짐 한 짐 부려놓고
이어도,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 이어…
퉁방울눈 돌하루방 눈빛 저리 삼삼하고
꽃멀미 질퍽한 그곳, 그 가멸진 유채꽃 한나절.
바람 불면 바람소리 속에, 바당 울면 바당 울음 속에
웅웅웅 신음 같은, 한숨 같은 노랫가락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아련히 바닷바람에 실려 오고 실려 가고.
다금바리 오분재기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상한 그물 손질하며
급한 물길 물질하며
산호초 꽃덤불 넘어,
캄캄한 침묵 수렁을 넘어.
자갈밭 그물코 새로 그 옛날 바닷바람 솨솨 지나가네.
천리 남쪽 바당밖에 꿈처럼 생시처럼 허옇게 솟은 피안의 섬, 제주 어부 입에서 입으로 굴려온 오랜 세월 전설의 섬, 가본 사람 아무도 없이 눈에 밟히는 수수께끼 섬, 고된 이승 생이 끝난 후면 거기 가서 저승 복락 누리는 구원의 섬, 한번 보면 이내 거기 가서 돌아 오지 않는, 영영 다시 이승으로 돌아 오지 않는 동경의 섬이어라.
이어도,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 이어…
밀물 들면 수면 아래 뉘엿이 가라앉고
썰물 때면 건듯 솟아 푸른 허우대 드러내는
방어빛 파도 헤치며 두둥실 뜨는 섬이어라.
마른 낙엽 몰고 가는 마파람 쌀쌀한 그해 겨울
모슬포 바위 벼랑 울타리 없는 서역 천축 머나 먼 길 아기작 걸음 비비닥질 수라의 바당 헤쳐 갈 때 물이랑 뒤척이며 꿈결에 떠오른 이어도 이어도, 수평선 훌쩍 건너 우화등선 넘어가버리고
섬억새 산등성이를 하얗게 하얗게 물들였네.
*이어도 사나 = 제주 민요의 한 구절.
바당 = 바다의 제주도 말.
<7>
- 긴긴 세월 동안 섬은 늘 거기 있어 왔다. 그러나 섬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섬을 본 사람은 모두 섬으로 가 버렸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다시 섬을 떠나 돌아온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
- 이청준 소설 ‘이어도'에서
지느러미 나풀거리는, 기력 풋풋한 아침 바당
고기비늘 황금 알갱이 노역의 등짐 부려놓고
이어도,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 이어…
퉁방울눈 돌하루방 눈빛 저리 삼삼하고
꽃멀미 질퍽한 그곳, 가멸진 유채꽃 한나절.
바람 불면 바람소리 속에, 바당 울면 바당 울음 속에
웅웅웅 신음 같은, 한숨 같은 노랫가락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아련히 바닷바람에 실려 오고 실려 가고.
다금바리 오분재기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상한 그물 손질하며
급한 물길 물질하며
산호초 꽃덤불 넘어,
캄캄한 침묵 수렁을 넘어.
자갈밭 그물코 새로 그 옛날 바닷바람 솨솨 지나가네.
천리 남쪽 바당밖에 꿈처럼 생시처럼 허옇게 솟은 피안의 섬, 제주 어부 노래로 노래로 굴려온 세월 전설의 섬, 가본 사람 아무도 없이 눈에 밟히는 수수께끼 섬, 고된 이승 접고 나면 저승 복락 누리는 섬, 한번 보면 이내 가서 오지 않는, 영영 다시 오지 않는 섬이어라.
이어도,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 이어…
밀물 들면 수면 아래 뉘엿이 가라앉고
썰물 때면 건듯 솟아 푸른 허우대 드러내는
방어빛 파도 헤치며 두둥실 뜨는 섬이어라.
마른 낙엽 몰고 가는 마파람 쌀쌀한 그해 겨울
모슬포 바위 벼랑 울타리 없는 서역 천축 머나 먼 길 아기작 걸음 비비닥질 수라의 바 당 헤쳐 갈 때 물이랑 뒤척이며 꿈결에 떠오른 이어도 이어도, 수평선 훌쩍 건너 우화등선 넘어가버리고
섬억새 굽은 산등성이 하얗게 물들였네.
*이어도 사나 = 제주 민요의 한 구절.
바당 = 바다의 제주도 말.
- 윤금초의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를 ‘문학사상’에 발표할 때 이런 시작(詩作) 노트를 쓴 적이 있다.
'나는, 오늘의 시조문학은 ‘윤회’만 있지 ‘변화’는 없다는 표현을 한 적이 있다. 외중내졸(外重內拙). 밖을 중시하면 속이 쪼잔해진다. 형식에 치중하면 내용이 치졸해진다는 말이다.
사설시조를 기피하는 몇몇 인사의 사설시조 부정론이 거센 줄 알고 있다. 내가 외면하니까 너도 하면 안 된다? 이만저만한 논리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시조 형태 가운데 사설시조 엇시조가 엄존해 왔음에도 굳이 평시조만을 고집하는 것은 사설시조 부정론자의 아킬레스건을 호도하기 위한 비겁한 술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표현의 다양성을 짓누르는 것은 가치 중립의 사고방식이라고 볼 수 없다. 예술의 가장 큰 적인 도식성을 멋지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윤회'가 아닌 ’변화'를 꿈꾸는 일이다. ‘이어도 사나…'는 이른바 옴니버스시조다. 시조의 각종 형식미학을 두루 아우르면서 서사구조를 갖추는 등 ’윤회'가 아닌 ‘변화'를 모색한 것이다.'
사실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는 보기 드물게 형식실험을 모색한 작품이다. 하나의 소재 및 주제를 가지고 평시조+양장시조(2장시조)+엇시조+평시조+사설시조+평시조+사설시조 등 일곱 수로 마무리한 혼작(混作) 연형시조(連形時調)다.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의 <1>과 <7>, <2>와 <6>, <3>과 <5>… 등 글의 변천 과정(퇴고 과정)을 면밀하게 분석해 보라. <1>과 <7> 사이에는 엄청난 변화와 수정·가필이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어도 사나…’의 일곱 번에 걸친 변천 과정을 순서대로 열거했지만, 여기에 나타나 있지 않은 수정작업과 퇴고작업이 무수히 뒤따랐다는 점을 밝혀 두고 싶다. 대장간에서 다루는 쇠붙이만 담금질을 거듭하고 연찬(硏鑽)을 거듭하면 시우쇠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문학도 마찮가지다. 얼마만큼 끈기를 가지고 연찬작업을 거듭했느냐에 따라 그 작품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박목월(朴木月) 선생은 일단 탈고한 시 작품을 원고지에 정서(淨書)한 다음, 한 자 한 자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그 시어(詩語)의 생사 존망(生死 存亡) 문제를 따졌다는 것이다. 이 시어가 여기에 꼭 필요한 것인지, 이 조사(助詞)가 여기에 꼭 있어야 하는지 일일이 따졌고, 필요 없는 군더더기나 조사(토씨)는 가차없이, 그리고 잔인하게 솎아내고 잘라냈다는 것이다.
출처 : 너에게로 가는카페
글쓴이 : 인간문화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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