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문법

음운의 축약과 탈락

Uncle Lee 2014. 6. 4. 22:40

3. 음운의 축약과 탈락

축약과 탈락은 발음의 편의를 위하여 나타나는 음운현상으로, 축약은 두 소리가 이어질 때 두 소리의 성질을 모두 가진 소리로 줄어드는 현상이고, 탈락은 두 소리가 이어질 때 한 소리가 탈락하는 것을 말한다. 축약과 탈락은 자음과 모음에서 모두 일어나며, 그 종류에는 자음축약, 모음축약, 자음탈락, 모음탈락 등이 있다.

※음운의 축약과 탈락의 표기와의 관련성

이 음운의 변동은 표기에 반영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①표기에 반영되지 않는 것: 자음의 축약, ‘ㅎ’의 탈락

②표기에 반영되는 것: 모음의 축약, ‘ㅎ’탈락을 제외한 자음 탈락과 모음 탈락

 

(1)축약

두 개의 음운이 만나서 한 개의 음운으로 줄어드는 현상, 수약이라고도 한다

①자음의 축약 - 거센소리되기, 표기에 반영되지 않음

자음축약이란 두 음운이 합쳐져서 하나의 음운이 되는 현상으로 ‘ㄱ, ㄷ, ㅂ, ㅈ’가 ‘ㅎ’과

서로 만나면, ‘ㅎ’과 ‘ㄱ, ㄷ, ㅂ, ㅈ’가 따로 발음되기 힘들기 때문에 두 자음이 한데 엉

켜 ‘ㅋ, ㅌ, ㅍ, ㅊ’로 변하는 것을 이른다.

예)좋고 → [조코], 많다 → [만타], 옳지 → [올치], 닫히다 → [다티다] → [다치다]

잡히다 → [자피다], 맞히다 → [마치다], 먹히다 → [머키다]

 

②모음의 축약 - 간음화, 이중모음화, 표기에 반영됨

모음축약이란 아 뒤 형태소의 두 음절이 한 음절로 줄어드는 경우에는 그 중 하나의 모음

이 반모음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간음화: 앞뒤 음절의 모음이 만나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두 모음의 중간음으로 단일화

되는 현상. 이는 모음 충돌을 피하고, 발음을 경제적으로 하려는 의도에서 나타난다.

‘ㅏ, ㅓ, ㅗ, ㅜ’ + ‘ㅣ’ → ‘ㅐ, ㅔ, ㅚ, ㅟ’

예)사이>새, 거이>게, 오이>외, 너의>네, 바꾸이다>바뀌다, 보이다>뵈다

㉡이중모음화: 두 단모음이 엉겨붙어서 이중모음으로 되는 것. 이것도 모음충돌 회피와

노력을 절감하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다.

예)가지어>가져, 하지오>하죠, 이애>얘, 보았다>봤다, 두어라>둬라, 그리어>그려

뜨이다>띄다, 쓰이다>씌다, 보아>봐

③맞춤법 ‘준말’ 확인하기

․어간 끝 모음 ‘ㅏ, ㅗ, ㅜ, ㅡ’ 뒤에 ‘-이어’가 결합하여 줄 때에는 두 가지 형식으로 나

타난다. 곧, ‘이’가 앞(어간)음절에 올라 붙으면서 줄기도 하고, 뒤(어미)음절에 내리 이

어지면서 줄기도 한다.

㉠‘-이어’가 ‘-여’로 줄어 ‘ㅏ, ㅗ, ㅜ, ㅡ’뒤에 연결되는 것

㉡‘ㅏ, ㅗ, ㅜ, ㅡ’와 ‘-이어’의 ‘이’가 결합하여 각각 ‘애, 외, 위, 의’가 되는 것

예)까이어>깨어/까여, 꼬이어>꾀어/꼬여, 뜨이어>띄어/(눈이)뜨여

(2)탈락

앞 뒤 형태소의 두 음운이 마주칠 때 그 중 한 음운이 완전히 탈락하는 것으로 말을 간편

하게 하기 위하여 음운을 줄여서 발음하는 현상이다.

분류

성격

보기

모음 탈락

동음 탈락

연접된 동음 중 뒷모음 생략

가아 → 가

‘으’ 탈락

어미 ‘-아/-어’ 앞에서 탈락

쓰어 → 써

‘우’ 탈락

어미 ‘-어’ 앞에서 탈락

푸어 → 퍼

‘어’ 탈락

어간 ‘ㅔ, ㅐ’ 아래에서 탈락

깨어 → 깨

‘아’ 탈락

‘하다’의 어간 ‘하’에서 탈락

흔하지 → 흔치

‘이’ 탈락

서술격 조사 ‘이’의 탈락

바이다 → 바다

자음 탈락

동음 탈락

연접된 동음 중 앞 자음 탈락

간난 → 가난

‘ㄹ’ 탈락

‘ㄴ, ㅅ, ㅈ, (ㄷ, ㅊ)’ 앞에서 탈락

딸님 → 따님

‘ㅇ’ 탈락

‘ㅑ, ㅕ, ㅛ’ 앞에서 탈락

종용 → 조용

‘ㅅ’ 탈락

본래의 형태소가 가진 ‘ㅅ’ 탈락

그것이 → 그게

‘ㅎ’ 탈락

모음과 ‘ㄴ’ 앞에서 발음 안 됨

좋으니 → 조으니

 

①체언의 파생과 합성 과정에서 ‘ㄹ’이 탈락한 예 찾기

․‘ㄹ’은 다른 자음과 어울릴 때 탈락하기 쉬운 자음이다. ‘ㄹ’의 탈락은 자음동화가 일어나

지 않는 한 ‘ㄹ-ㄴ’의 발으을 온전하게 할 수 없다는 데서 비롯된다.

․제 18항의 소위 ‘ㄹ’변칙 용언은 어간 말음 ‘ㄹ’이 ‘ㄴ, -(으)ㄹ, ㅂ, ㅅ, -(으)오’ 앞에서

탈락하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본 28항에서는 합성어나 또는 접두사가 결합한 파생어에서

‘ㄴ, ㄷ, ㅅ, ㅈ’ 앞에 있는 ‘ㄹ’ 이 탈락하는데 이를 소리대로 적기로 한 것이다.

․본 28항의 이와 같은 규정은 제 21항의 규정과 상치하는 예외규정이라 할 수 있는데 통시

적으로 합성어나, 접두사가 결합한 파생어에서 ‘ㄹ’이 탈락하는 것이 아주 굳어져 있기 때

문에 이러한 예외 규정이 불가피한 것이다. 예시어를 ‘ㄹ’뒤의 자음을 중심으로 부뉼하면

다음과 같다.

㉠‘ㄴ’앞: 부나비(불나비), 따님(딸님), 소나무(솔나무)

㉡‘ㄷ’앞: 다달이(달달이), 마되(말되), 여닫이(열닫이)

㉢‘ㅅ’앞: 부손(불손), 마소(말소), 부삽(불삽), 화살(활살)

㉣‘ㅈ’앞: 무자위(물자위), 싸전(쌀전), 우짖다(울짖다), 바느질(바늘질)

․이처럼 ‘ㄹ’이 ‘ㄴ, ㄷ, ㅅ, ㅈ’ 앞에서 탈락하는 것은 음운론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같은

설첨적 자질의 자음들이 어울릴 때 공명도가 큰 ‘ㄹ’이 탈락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만일 ‘ㄹ’ 탈락을 방지하려면 ‘ㄹ’ 다음의 자음에 강도를 주면 되는데 결과적으로 ‘ㄴ’을

‘ㄹ’로 ‘ㄷ, ㅅ, ㅈ’은 경음으로 소리내면 ‘ㄹ’은 탈락하지 않게 된다.

예)물놀이[물로리]말노름[말로름]말동무[말똥무]

발소리[발쏘리]발자국[발짜국]

한자어 중 ‘불’(不)의 ‘ㄹ’이 ‘ㄷ’, ‘ㅈ’ 앞에서 탈락하는데 이것도 소리나는 대로 적는다.

예)부도덕, 부동산, 부도체, 부득불, 부당, 부자유, 부정, 부조리, 부족, 부진, …

 

②중세국어의 자음탈락

․‘ㄱ’탈락

㉠‘ㄹ’아래에서 ‘ㄱ’탈락: ‘ㄹ’을 끝소리로 하는 실질형태소에 ‘ㄱ’을 첫소리로 하는 형식 형

태소가 연결되면 ‘ㄱ’ 이 탈락하는 현상

예)믈과>믈와, 과실과>과실와, 울고>울오, 일거늘>일어늘

㉡‘ㅣ’ 모음 아래에서 ‘ㄱ’ 탈락

-어간의 끝소리가 ‘ㅐ, ㅔ, ㅚ, ㅟ’ 다음에서 탈락

예) 외거늘 > 외어늘, 보내거시 > 보내어시

-서술격 조사 ‘이-’ 아래나, ‘아니다’의 ‘-니-’ 아래에서 탈락

예) 이고 > 이오, 아니거늘 > 아니어늘

-미래 시제 선어말 어미 ‘-리-’ 다음에서 탈락

예) 업스리거늘 > 업스리어늘

-‘디다[落]’가 타동사로 쓰일 경우

예) 디고 > 디오 (떨어뜨리고)

-어간의 끝소리가 ‘-리’일 경우에 때로 탈락한다.

예) 리거시 > 리어시

 

․‘ㄹ’탈락: 실질 형태소의 끝소리 ‘ㄹ’ 이 ‘ㅅ, ㄷ, ㄴ, ㅍ’ 앞에서 탈락하는 현상

예) 믌결 > 믓결, 길돗던지 > 기돗던지, 아님 > 아님, 앒 > 앞

 

․‘ㅎ’탈락: 울림소리 사이의 ‘ㅎ’이 울림소리에 동화되어 탈락하는 현상

예) 호다 > 오다, 불휘 > 뿌리, 싸호다 > 싸오다

 

․‘ㆁ, ㅿ, ㅸ’ 탈락

 

③중세국어의 모음 탈락

종류

조건

이유

‘ㆍ/ㅡ’ 탈락

다른 모음 앞에서

모음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현상

동음 탈락

같은 모음의 중복

발음을 뚜렷하게 하기 위한 이화 현상

이중모음의 단모음화

‘치음 + 이중모음’일 때

모음과 치음 간의 발음 위치의 인접으로

 

※이중모음의 단모음화: 치음(구개음: ㅈ, ㅊ, ㅅ)에 붙은 ‘ㅣ’ 선행 이중모음(요음: ㅑ, ㅕ,

ㅛ, ㅠ)이 단모음인 ‘ㅏ, ㅓ, ㅗ, ㅜ’로 변하는 현상으로 이는 전설자음인 치음과

전설 모음인 ‘ㅣ’가 발음 위치가 비슷하므로 성질이 다른 소리로 만들기 위해

‘ㅣ’음을 탈락시킨 현상이다.

예) 셔울 > 서울, 뎔 > 졀 > 절, 슈 > 취수

이 단모음화는 국어와 한자음을 불문하고 단모음화로 규정하여 1933년 맞춤법 통일안에

서 인정하였다. 15세기 국어에서는 ‘ㅐ, ㅔ, ㅚ’는 글자의 구조 그대로 이중모음이었으나

18세기에 이르러 단모음으로 변하였다.

‘호 > 호믜 > 호미, 불휘 > 불위 > 뿌리, 엱다 > 얹다, 긔려기 > 기러기’ 등과 같이 특

수하게 단모음화하는 말도 있다.